기석형님, 오늘 <광장>을 두번째 보면서, 저의 잊고 있던 장래희망이 떠올랐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모래시계가 끝나고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미래에 나는 '조폭'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더랬죠. ㅋㅋㅋㅋㅋㅋㅋ
당시 전교에서 가장 키가 큰 여학생이었고, 검도를 배우고 있어서 자신감이 넘칠때였거든요.
운동도 제법 잘 해서, 학교 육상부, 배구부, 양궁부까지 스카웃이 왔었고요.
이정도 피지컬이면 최민수, 이정재 못지 않은 멋진 깡패가 될 수 있겠다... 싶었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학기 초에 장래희망 적어내라 할 때,
당당하게!
'조폭'
이라고 적어냈다가....
그 뒤는 아시겠죠?
교무실에 불려갔죠. ㅋㅋㅋㅋㅋ
한참 혼나고, '군인'으로 장래희망을 고치고 왔단 얘기입니다.
그 뒤에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제 별명이 '조폭'이었어요.
전 절대 애들 안 괴롭혔거든요. 오히려 그런 짓 하는 애들 응징하고 다녔는데,
한때의 잘못된 선택이, 저를 2년동안 그런 별명으로 부르게 만들었다는게 지금생각해보면 웃깁니다.
그 때, 그 조폭들이 너무 멋있어서 건들건들 걸음걸이도 흉내내고,
계단에 걸터앉을 때도 쩍벌녀....에 팔꿈치 무릎에 대고 손깍지 끼는 자세로 꼭 앉고.
(뭔지 아시겠죠?)
이렇게 드라마가 무서운겁니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그때보다 더 멋진 조폭이 나타났네요.
기석형님처럼 멋진 조폭이라면, 장래희망 다시 가져볼.... 만... 하면 안되겠죠.. ㅋㅋㅋㅋ
저도 기석형님을 끝까지 모시고 싶다고요..
하지만, 형님은.. 죽어서 말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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