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혁씨.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팬미팅 투어도 시작되었고,
백상도 지나간, 연휴의 마지막 날이네요.
저는 이 기간동안 집에서 내내
준혁씨의 필모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었어요.
[60일, 지정생존자]
[비밀의 숲 시즌 1,2]
[좋거나 나쁜 동재]
[나의 완벽한 비서]
순으로.
몰아보니,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네요.
'선'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동안 인간의 삶에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명확한 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늘 생각해왔었거든요.
그래서 이해가 안되는 사람, 납득되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그만큼 비난도 손절도 빨랐었어요. 오래 곁에 두면 늘 내가 상처받는 결론. 그거 참 싫었거든요.
빨리 계산하고, 빨리 발을 빼고. 그것만이 나를 지킬 수 있는 길이라 믿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근데... 그게 아닌가봐요.
'정의'란 뭘까요?
'선악'이란 뭘까요?
'기준'이란 뭘까요?
혹은 그렇게 거창하지는 않아도
부서져버린 누군가의 삶을
충분히 다시 일으켜줄 수도 있는
'일상적인 다정함'이란 대체 뭘까요?
너무 날카롭게 세워놓은 선은
누군가를 다치게 만들고,
때로는 할퀼 수도 있는 걸까요?
생각이 많아지고,
또 생각들의 꼬리가 늘어나는
그런 시간들이었네요.
계속 그런 이야기들을 만들어오셨더라구요.
따로따로 볼땐 잘 몰랐는데.
'선' 위의 사람에 대한 이야기.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이러니 자꾸 더 들여다보고 싶어지죠.
세상에.
준혁씨의 연기를,
준혁씨가 그려내는 인물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자니
제가 제 삶에 단단하게, 날카롭게
그어왔던 그 선을
살짝 지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려운 일이지만요.
고마워요.
그렇게 또.
생각할 수 있게 해줘서.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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